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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동네

저는 빚쟁이입니다




하나님, 저는 빚쟁이입니다. 무슨 빚쟁이냐고요? 감사 빚쟁이요.


하나님께서 사람마다 감사가 밀리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하셔서, 내가? 나는 어느 정도 감사하다고 한 것 같은데 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뭘 받을 때만 감사했어요. 뭘 받을 때만 반짝 감사했지, 금세 잊곤 했어요.


사실 뭔가를 받았으면 감사는 기본이지요. 당연한 일이에요. 동물도 뭘 받으면 꼬리를 흔든다든지, 몸을 비빈다든지 반응을 보이잖아요. 하나님, 왜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을 받아야만 감사할까요? 왜 이렇게 눈이 좁을까요? 


저 어렸을 때 무서운 일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학교 다녀오면 산으로 놀러 다니고, 놀이터에서 해가 지도록 놀아도 아무 일이 없었어요. ‘그냥 운이 좋았네.’ 생각했지만, 하나님께서 불꽃같이 지켜주신 일이었어요.


고등학교 들어갈 때 야자에 보충학습에 밤 10시까지 공부하고, 토요일에도 학교에서 6시까지 공부해서 뭐 이런 곳이 다 있나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내버려 두면 놀기 좋아하는 저에게는 딱 맞는 공부법이었어요. 


저 학교 다닐 때 말을 심하게 더듬었잖아요. 전화로 뭐 시켜먹는 것도 큰 스트레스였어요. 

그래서 나는 사회생활 못할 거야 하면서 자책도 많이 했는데, 그 한을 글로 표현하게 되었지요. 

그 덕에 꿈인 작가의 길에 더 가까워졌어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 평소와 다름없는 일, 나 스스로 단점이라 생각했던 일들이 이루어지는 일들을 보고 나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았어요. 그러니 감사하지 못하고 미룬 일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전 매일 많은 일상을 경험하고 있어요. 나도 모르게 무심코 넘어가는 일들이 아주 많을 거예요. 

그냥 생활했을 뿐인데 그 가운데 하나님의 어떤 사랑이 들어있는지는 시간이 많이 흘러가 봐야 조금 느낄 수 있겠죠? 


그래서 감사가 너무 많이 밀렸어요. 지금도 하나님이 나를 너무 사랑한 덕에 감사의 빚이 한없이 늘어나고 끝없이 밀리고 있어요. 그런데 하나님, 왜 독촉을 안 하세요? 조금만 감사해도 큰 빚 청산해주고, 조금만 뭐 해드려도 축복을 산 만큼 주시고요. 그러면 하나님, 남는 게 뭐가 있어요? 우린 잘 알아드리지도 않는데.


100원짜리 감사, 200원짜리 감사로 찔끔찔끔 갚아도 한없이 기뻐하시는 하나님, 정말 죄송하고 또 감사해요. 부족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감사의 삶을 살게요.


(한편으로는 하나님께 감사의 빚을 진 것이 감사해요. 빚을 졌는데 왜 감사하냐고요? 

그래야 영원히 옆에서 갚을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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