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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동네

콩쥐 팥쥐를 아시나요?




콩쥐 팥쥐 이야기를 아시나요? 우리는 흔히 고을원님을 만나 행복하게 잘 살았다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작에서는 행복한 결혼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콩쥐를 시샘하는 팥쥐에 의해 콩쥐가 연못에 빠져 죽고, 팥쥐는 뻔뻔스럽게 콩쥐 행세를 하게 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을까요? 콩쥐의 삶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계모가 나무 호미로 돌밭을 매라고 했을 때도,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라고 했을 때도, 말리던 벼를 

다 찧어 놓으라고 할 때도, 많은 베를 짤 때도, 늘 콩쥐는 울거나 당황하거나 발만 동동 굴렸습니다. 

그러면 어디선가 기적의 손길이 나타나 콩쥐를 도와줍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입니다. 콩쥐는 항상 수동적입니다. 계모가 괴롭히면 그 고통 다 받으면서 말도 못하고, 누군가가 도움을 주지 않으면 그냥 주저앉아 버리는 콩쥐입니다.


나중에 콩쥐가 잃어버린 꽃신을 찾는다는 관리가 콩쥐가 있는 곳을 찾아 왔을 때도, 콩쥐는 잠자코 있었습니다. 오히려 한 노인이 콩쥐를 가리키며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린 아가씨가 있는데 부끄러워 말을 못한다고 대신 말을 해 줄 정도였습니다. 

자신의 것을 자신의 것이라고 말을 못할 정도로 콩쥐는 이렇게 자신의 것, 자신의 삶인데도 주체적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팥쥐가 찾아왔을 때도 팥쥐가 오라는 대로 연못으로 갔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팥쥐의 본래 행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팥쥐가 하라는 대로 했습니다. 


그런데 콩쥐는 죽음 이후 변화가 일어납니다. 콩쥐가 죽은 연못에 연꽃 한 송이가 피어나더니, 

팥쥐 혼자 있을 때면 꽃 속에서 손이 튀어 나와 팥쥐 머리를 쥐어뜯습니다. 

팥쥐는 콩쥐의 귀신이 자신을 괴롭힌다 생각해서 그 꽃을 아궁이에 버립니다. 


연꽃은 다시 구슬이 되어 부엌에 온 이웃집 할머니에게 원한을 갚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합니다. 

얼마 후 원님이 할머니의 초대를 받아 왔을 때 젓가락 짝이 맞지 않아 화를 내니, 콩쥐는 혼령이 되어 

“젓가락 짝 안 맞는 것을 잘 알면서 사람 짝 바뀐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하며 원님을 꾸짖기까지 합니다. 


콩쥐는 이렇게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적극적으로 잘못된 일을 바로 잡아 나갑니다. 

결국 팥쥐는 죗값으로 큰 벌을 받게 됩니다. 

콩쥐는 죽었던 자신의 몸을 되살리고, 잃어버렸던 자신의 짝도 찾게 됩니다. 

이제야 자신의 삶을 찾은 것입니다.


가만히 있어서는 하늘의 도움도 별 의미가 없습니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 때 기적보다 더 큰 인생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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