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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동네

첫눈



출근길.

밤새 내리고도 여전히 굵직하게 내리고 있는 첫눈으로 찻길은 얽히고설킨 주차장이 되었다.

나도 꼼짝없이 지각이다.


미처 스노우 타이어로 교체하지 못해 불안도 하고 마음은 급하지만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린 첫눈에 마음이 들뜨고 설렌다.


중학교 사춘기 때 밤을 새며 읽었던 톨스토이의 책속에서 만났던 그 겨울이 생각난다.

며칠 동안 잊혀지지 않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그 겨울을 이 바쁜 아침 출근길에 만나본다.


나뭇가지 하나하나 그 얇고 가느다란 어느 가지 하나 빈틈없이 눈꽃으로 덮였다.

너무 아름답다! 감탄이 절로난다!

어느 유명한 작가가 저런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역시 하나님이 아닌가!

최고의 작가이고 로맨티스트다!!


찬양소리가 가득하고 순결하고 하얀 눈으로 뒤덮힌 세상을 바라보며 이 시간 걱정, 고뇌, 근심이 다 사라진다.

주님과 함께 하는 이 시간, 이 길이 너무나 행복하고 평화롭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나의 부교감 신경을 이렇게 안정적으로 쓸 수 있다니 그 또한 감사하다.

15분이면 가는 출근길이 두 시간이 걸려 도착했지만 차안에서도 눈앞의 세상에서도 하나님이 함께 하심이 느껴지는 충만한 시간이다.


해마다 같은 것으로도 늘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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