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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동네

엄마 마트

 

 

 

 

 


결혼한 딸들을 흔히 도둑이라고 한다.
엄마 집을 어떤 이유에서든 방문하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양손에는 봉지들이 많이 들려있다.
감자, 양파, 조개, 얼린 생선, 무친 나물.
그리고 김치, 된장, 간장 등 기초양념들까지 골고루다.

 


엄마 집은 ‘엄마 마트’ 같다.
1+1 할인세일보다 더한 대박 득템이 늘 갈 때마다 터진다.
그런데 어제나 그제, 마트에서 산 것들을 꼭 주신다.
그래서 대형마트를 가기 전 미리 엄마 마트에 들러야 중복되는 것 없이 살 수 있다.
시식코너보다 더 많은 음식의 맛을 보며
“이것 좀 싸줘.” 하며 포장 비닐을 뽑는다.

 


가져온 음식들을 때론 다 못 먹고 버릴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엄마의 사랑을 버리는 것 같아 많이 미안하고 아깝다.
이건 엄마에게 절대 일급비밀이다.

 


엄마의 손은 두껍고 거칠지만, 그 어떤 미인의 섬섬옥수보다도 아름답다.
아낌없이 베푸는 엄마의 손은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 같다.
오늘도 아낌없이 주는 엄마 손에 내 사랑의 로션을 듬뿍 발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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