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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량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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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량도에서by 날개단약속

  

 

 


 

 

 

 

 

 

 

따뜻한 남쪽바다.
경남 통영 바다에 위치하여 동서로 나란히 누워있는 두 섬이 하나 있다.
그 형상이 마치 뱀처럼 생겨 섬 이름에도 뱀이 들어가는 이 섬은 통영에서 14km, 삼천포에서 16k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사량도.

 


사량도는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고 고려 때부터 왜구의 빈번한 침입을 막기 위한 중요한

수군전초기지로 이용되어 왔다.

사량도에서 봉화를 올리면 삼천포 각산산성에서 연이어 봉화를 받기도 하였다.
그리고 사량도가 유명해 진 것은 지리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맑은 날에 지리산이 보인다 하여 지리망산이라고도 한다.
산 좀 탄다는 사람들 사이에 사량도 지리산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봄, 가을 주말이 되면 줄을 서서 올라갈 만큼 수많은 사람이 찾는 산이다.

 


이 산은 높이가 398m밖에 되지 않지만, 산세의 위용과 기세는 그 어떤 다른 산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이 잘 어울리는 산이다.
아마 지리산을 올라본 사람만이 이 말을 알 것이다.

 


경치가 좋다는 것만 알고 지인과 배를 타고 사량도로 향했다.

삼천포항에서 30분쯤 배를 타면 내지항에 도착한다.

갈매기를 만나면 새우깡을 주려고 준비했는데,

그 날 갈매기들은 어디를 갔는지 그림자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내지항에 내려 바로 산을 탔다.


처음부터 경사가 만만치 않더니 평평한 흙이 있는 등산로를 찾기가 힘들고, 암벽능선을

타고 가야 하는 길이 대부분이었다.
‘아이고야’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같이 간 일행은 평소 산을 타지 않았던 터라 더 애를 먹었다.
돌아갈 수도 없고 더 나아갈 수도 없는 신세였다.
발밑에는 바로 남해의 아름다운 바다가 하늘빛과 똑같은 색을 머금은 채, 잔잔하게 호수같이

펼쳐져 있었다.

 


그래도 힘을 내 오금이 저리는 능선을 타고 지리산 봉우리에 도착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제대로 알았으면, 지리산에 오를 생각도 하지 않았을 거라고 이구동성

거품을 내며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라고 어려움을 이겨내고 도착하니 마음이 뿌듯했다.

출렁다리와 수직 철 계단이 더 기다리고 있었지만, 우리는 지리산에 만족하며 옥녀봉은 다음으로

미루었다.

 

 

사량도 지리산을 오르면서

하나님이 창조한 산만 잘 타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산도 잘 탈수 있기를 기도했다.
어려움이 많지만, 결국에는 다 헤쳐 나갈 수 있길 바라며.

 


인생은 산을 타는 여정과 닮았다.
힘들고 어려운 코스를 지나면 한 숨 돌릴 수 있는 곳도 나오고, 최고 높은 곳에 올랐지만

곧 내려와야 하는 길도 있다.
결코 중간에 멈출 수 없다.
나아갈지, 돌아서 갈지, 하산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때도 많다.

 


힘들고 낙심한 영혼에게 권한다.
사량도 지리산을 한 번 타 보라고.
절벽 아래 바다를 보며 한발 한발 내 딛는 발걸음 속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하나님이

산을 통해 불어 넣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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