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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석 목사/영감의 시

고구마 [정명석 목사의 영감의 시]

 

 

어떤 음식보다 싫다
고구마 싫어하는 사람은
나처럼 달동네 그 지긋지긋한 삶을
살았을 게다

부모형제 우리 식구들도
지금은 다 싫어할거야
너만 보면 질려 인상을 쓰고 말거다
강산이 두 번 변한 이십 년 동안
우리 식구 모두
너만 먹고 살았단다
너만 보면 옛날 생각이
절로 나는구나

나는 너 싫다
정말 싫다
배고플 때도 질려 내던졌다니까
모두 별미라 해도
아무리 밤고구마가 맛있다 해도
난 싫다
배 불러서 싫은 게 아니야
배 고파도 싫다니까
하지만 고구마 그 맛은
잊지 않을 게다

 

[출처 : 만남과 대화(god21.net)]